오래 투자하면 낙폭에 무뎌질까? — 자산이 커진 뒤의 MDD
3·4강에서 MDD의 깊이·기간·모양을 배웠어요. 5강은 반전이에요. 오래 투자해 자산이 커지면 낙폭에 무뎌질 것 같지만, 데이터는 정반대예요. 같은 –20%가 점점 더 무거워져요. 왜 그런지, 그리고 생애주기에 따라 같은 낙폭이 왜 다르게 다가오는지 풀어보고 🧮 계산기로 '내 금액'을 직접 굴려봐요.
① 오래 투자하면 낙폭에 무뎌질까요?
20년 차 투자자를 상상해볼게요. 원금 1,000만 원이 4억을 훌쩍 넘겼고, 웬만한 하락은 다 겪어봤어요. 그런데 막상 고점에서 –20%가 되자, 초보 투자자일 때보다 잠을 더 못 자요. 이상하죠? 오래 했는데도 더 흔들리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비율은 똑같은 –20%인데, 사라지는 금액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에요. 초년생 때의 –20%는 200만 원이었지만, 20년 차의 –20%는 8,000만 원이에요. 같은 비율인데 금액은 40배가 넘게 커진 거죠.
② MDD는 비율로 적히지만, 우리는 금액으로 겪어요
동일한 퀀트 전략을 20년간 운용해도, 고점 대비 가장 크게 빠지는 비율인 MDD 비율은 그대로예요. 하지만 그 비율에 곱해지는 금액은 눈덩이처럼 커지죠. 전략 화면의 MDD는 추상적인 비율이지만, 내 계좌에서 실제로 줄어드는 건 구체적인 금액이에요. 같은 –20%가 자산 규모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 볼게요.
③ 비율이 같다고, 고통도 같은 게 아니에요
장기투자자는 같은 계좌를 두 가지 눈으로 봐요. 하나는 '내가 넣은 원금보다 얼마가 늘었나'(원금 기준)로 보면 여전히 넉넉한 흑자예요. 다른 하나는 '가장 많이 쌓였을 때보다 얼마가 줄었나'(최고점 기준)로 보면 방금 큰돈을 잃은 기분이고요. 같은 순간, 같은 계좌인데 기분이 정반대죠.
- "넣은 돈보다 얼마 늘었나"
- 여전히 큰 흑자
- 머리로 아는 사실
- "고점보다 얼마 줄었나"
- 방금 잃은 기분
- 마음이 붙드는 숫자
문제는 사람이 얻는 기쁨보다 잃는 아픔을 더 크게 느낀다는 거예요(손실회피). 그래서 머리로는 흑자인 걸 알아도 마음은 손실 쪽 숫자에 붙들려요. 장기투자자의 MDD 스트레스가 계좌 숫자만 보고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무거운 이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