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암세포·항체를 모티프로 한 AI 생성 개념 삽화 · 실제 약물의 작동을 재현한 그림은 아닙니다〉
FINANCE INBODY / 치료의 진보를 투자로 읽는 법 ①
🧬 암 치료의 진화, 어떤 미국 기업이 이끌고 있을까?
미국 6개 기업과 한국 3개 기업으로 읽는 치료 기술과 사업의 차이
🧬 암 치료의 진화는 ‘한 가지 만능약’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항암제 개발 소식을 보면 이런 기대가 생깁니다. “이 회사가 암을 치료한다면, 앞으로 얼마나 큰 기업이 될까?” 하지만 같은 암 치료 기업이라도 이미 전 세계에 약을 판매하는 회사와 이제 첫 제품을 보급하는 회사는 출발선이 다릅니다.
먼저 암은 하나의 병이 아닙니다. 발생 부위뿐 아니라 암세포의 특성, 진행 정도, 앞서 받은 치료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약이 달라집니다. ‘암 치료제 개발’이라는 제목 다음에 읽어야 할 것은 ‘어떤 환자를 위한 치료제인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기업 여섯 곳을 치료 방식과 사업 구조로 묶고, 같은 흐름에 있는 한국 기업 세 곳까지 연결합니다. 기업을 모두 외우기보다, 기술 → 치료 대상 → 실제 매출 → 다음 확인 사항을 읽는 눈을 갖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표 사례를 고른 것이며 전체 기업 목록이나 수익률 순위는 아닙니다.
출처 · NCI · 암 치료의 종류 ↗
최근 치료의 방향을 네 갈래로 보면 기업 이름이 훨씬 쉽게 읽힙니다. 이들은 앞선 기술을 모두 밀어내는 순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문제를 풀며 함께 쓰이는 방법입니다.
표적치료는 성장 신호의 길목을 막고,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 공격의 제동을 풉니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연결해 전달하고, CAR-T·TIL은 확보한 면역세포를 가공하거나 늘려 치료에 활용합니다. 제품별 과정과 효과는 다릅니다. 이중항체는 뒤에서 별도로 살펴봅니다.
수술·방사선·기존 항암화학요법도 여전히 중요합니다. 새 치료법의 등장은 이 치료들을 전부 없애는 일이 아니라, 환자에 맞게 조합할 선택지를 늘리는 일에 가깝습니다.
🛡️ 머크와 BMS: 잘 팔리는 항암제, 의존도는 얼마나 클까요?
우리 몸의 면역계에는 정상 조직을 지나치게 공격하지 않도록 제동을 거는 장치가 있습니다. 암세포가 이 제동 신호를 이용해 공격을 피할 수 있는데, 면역관문억제제는 그 신호의 일부를 차단합니다. 단순히 면역력을 무조건 높이는 약이라고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브레이크를 풀어도 모든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면역반응이 정상 조직을 공격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습니다. 치료의 성공은 반응하는 환자를 찾고, 효과와 위험의 균형을 입증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출처 · NCI · 면역치료 ↗
대표 사례: 머크 Keytruda · BMS Opdivo — 승인 제품
머크 · Merck & Co. NYSE: MRK
대표 약: Keytruda(키트루다) · 면역관문억제제
머크는 키트루다를 통해 면역항암제의 상업적 규모를 보여주는 기업입니다. 2025년 키트루다와 피하주사 제형 키트루다 큐렉스의 합산 매출은 약 317억 달러였습니다. 이 글의 비교용 환율인 1달러=1,400원으로 환산하면 약 44조 3,800억 원입니다.
같은 해 회사 전체 매출 약 650억 달러와 비교하면 약 49%입니다. 이는 강력한 주력 제품이 있다는 뜻인 동시에, 해당 제품의 경쟁과 보호기간 변화에 회사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음 제품들이 얼마나 성장해 주력 제품 의존도를 낮추는지가 투자자가 이어서 볼 질문입니다.
출처 · Merck · 2025 연간 실적 (2026.02.03) ↗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 · BMS NYSE: BMY
대표 약: Opdivo(옵디보) · 세포치료제 Breyanzi(브레얀지)
BMS는 면역관문억제제와 세포치료제를 함께 보유한 사례입니다. 2025년 옵디보 매출은 약 100억 달러, 브레얀지는 약 14억 달러였습니다. 비교용 원화로 각각 약 14조 원과 1조 9,600억 원입니다.
옵디보와 키트루다는 같은 큰 치료 계열에 속하지만, 승인된 환자 조건과 병용 조합이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매출이 큰 약이 모든 암에서 더 좋은 약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BMS에서는 기존 제품의 감소분을 성장 제품이 얼마나 메우는가를 회사 전체 실적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 화이자: 좋은 기술을 인수하면 실적도 좋아질까요?
ADC(항체·약물접합체)는 암세포의 특정 표적을 찾는 항체에 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연결한 치료 방식입니다. ‘주소를 읽는 운반체에 약물을 실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표적이 정상 조직에도 있거나 약물의 영향이 주변에 미칠 수 있어, 부작용 없는 정밀 택배는 아닙니다.
그림에서는 항체와 약물이 연결되고, 표적에 붙은 뒤 세포 안에서 약물이 작용하는 일반적인 흐름을 보여줍니다. 실제 작동과 부작용은 제품마다 다릅니다.
대표 사례: 화이자 Padcev · 길리어드 Trodelvy — 승인 제품 / 리가켐바이오 LCB84 — 개발 후보·기술이전
출처 · NCI · 표적치료의 원리와 한계 ↗
화이자 · Pfizer NYSE: PFE
대표 약: Padcev(파드셉) · ADC
화이자는 2023년 12월 Seagen 인수를 완료하며 ADC 사업 기반을 확대했습니다. 따라서 과거 기사에서 Seagen을 보더라도 현재 독립 상장 종목처럼 취급하면 안 됩니다. 기술이 어디에 있는지와 그 기술의 사업이 어느 상장사에 귀속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파드셉은 아스텔라스와 협력하는 제품입니다. 미국 FDA는 2023년 12월 파드셉과 키트루다의 병용을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 치료에 승인했습니다. 서로 다른 회사의 치료제가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치료에 함께 쓰일 수 있다는 사례입니다.
출처 · SEC · Pfizer의 Seagen 인수 완료 공시 (2023.12.14) ↗
출처 · FDA · Padcev + Keytruda 요로상피암 승인 (2023.12.15) ↗
화이자가 보고한 2025년 파드셉 매출은 19억 4,000만 달러, 비교용 원화 약 2조 7,160억 원입니다. 이는 화이자 보고액으로, 협력사의 매출까지 합친 전 세계 제품 총매출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투자자는 제품 성장 외에도 협력 계약의 수익 배분, 인수 비용, 회사의 다른 사업을 함께 봐야 합니다.
🎯 일라이 릴리: 암세포가 증식하는 길목을 막습니다
면역세포를 돕는 방법 외에, 암세포가 자라고 나누어지는 데 사용하는 단백질을 겨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표적치료는 ‘같은 장기에 생긴 암인가’에 더해 ‘어떤 생물학적 특징을 가졌는가’를 중요하게 봅니다.
대표 사례: 릴리 Verzenio — 승인 제품 /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 특정 미국 병용요법 승인
일라이 릴리 · Eli Lilly NYSE: LLY
대표 약: Verzenio(버제니오) · CDK4/6 억제제
버제니오는 세포 분열에 관여하는 CDK4/6를 억제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호르몬 신호와 관련되고 재발 위험이 높은 일부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다른 치료와 함께 쓰는 승인 사례가 있습니다. 같은 유방암이라도 모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승인 조건 보기 · 2023년 확대 사례
FDA가 2023년에 확대한 승인 범위의 한 예는 HR 양성·HER2 음성, 림프절 양성,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성인의 내분비치료 병용입니다. HR은 호르몬 수용체, HER2는 암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뜻합니다. 해당 여부와 치료 조건을 함께 확인합니다.
출처 · FDA · Verzenio 조기 유방암 적응증 확대 (2023.03.03) ↗
출처 · NCI · 표적치료의 원리와 한계 ↗
2025년 버제니오 매출은 57억 2,300만 달러, 비교용 원화 약 8조 122억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릴리 전체 매출 약 651억 7,900만 달러 중 약 8.8%입니다. 항암제가 큰 사업이어도, 그 회사 주식이 항암제만을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릴리를 살펴본다면 항암제 성과와 함께 당뇨·비만 치료제 사업의 영향도 분리해 읽어야 합니다. ‘항암 기술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회사 전체 가치와 현재 가격까지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 길리어드와 아이오반스: 승인 뒤에도 넘어야 할 문턱
이번에는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치료에 활용합니다. CAR-T는 T세포에 암을 인식하는 수용체를 갖추게 하고 늘리는 방식입니다. TIL은 종양 안에 들어가 있는 면역세포를 확보해 늘리는 방식입니다. 둘 다 세포치료지만 출발 재료와 처리 방법이 다릅니다.